OMOT(오므오트) 티 세레모니 한줄평
따뜻한 겨울나기에 딱(★★★★★)
방문 시기
2023년 1월
방문 장소
오므오트 서울숲점(지하 1층)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12
근처 공영 주차장 및 요금
- 성동구민종합체육센터: 1시간 3,600원
- 성동 16-36: 1시간 1,800원
영업 시간
매주 화요일 휴무
평일(월, 수, 금) 12:00-20:30
주말(토, 일) 12:00-21:30
Last order 20:00
티 세레모니 정보
- 티 세레모니란?
OMOT(오므오트) 스타일로 다도를 재해석하여 명인들의 손덖음 한국차를 국내 작가들의 공예품에 담아낸 티 코스
- 구성
대용차 · 잎차 · 꽃차 · 디저트
- 소요 시간
75분
- 최대 참여 인원
6명
- 금액
인당 3만원
- 사전 예약제로 운영(단품 이용 시에는 워크인도 가능)
평일: 1시 / 3시 / 5시 / 7시
주말: 12시 / 2시 / 4시 / 6시 / 8시
티 세레모니 예약 방법
- 원하는 시간이 비어있는지 확인한 후 인당 예약금 1만원을 입금한다.
- 예약금은 노쇼 방지 목적이며, 티 세레모니 당일에는 차액만 지불한다.
- 예약금에 영향을 주지 않는(100% 환불) 일정 취소 및 변경은 3일 전까지만 가능하다. 예약 변경은 1회로 제한된다.
- 예약 문의 채널: 인스타그램 DM, 카카오 채널 '오므오트', 전화(010-2425-9192)
- 우유나 호두 알레르기가 있거나 임산부,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예약할 때 알려야 한다.
OMOT(오므오트) 둘러보기
분위기
지하에 문을 열고 입장하자마자 차분하고 따뜻한 공기와 은은한 디퓨저 향이 느껴졌다. 잔잔한 배경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조명도 어둡고 왠지 모르게 조용히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사람들이 네 명 있었는데 모두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룰루랄라 모드로 갔는데 생각보다 엄숙해서 놀랐다.
공간
한 눈에 전체를 훑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은 아담하지만 기역자 구조여서 입구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벽을 따라 놓인 장식장에는 오브제, 찻잎, 다도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부 차는 티 세레모니에 포함되어 있었고, 구매도 가능했다. 화장실은 남여 공용 하나였다. 세면대와 변기가 같이 있는데, 널찍하고 깨끗했다. 따뜻한 물이 나왔는지는 가물가물하다. 핸드워시 향이 좋았던 기억은 난다.
규칙
예약한 티 세레모니는 금요일 저녁 7시였다. 5분 전까지 착석해달라는 안내를 받고 10분 전에 도착했다. 10분 이상 늦으면 첫 번째 티 세레모니에 참여할 수 없다. 전체 인원은 나를 포함해 네 명이었고 도착한 순서대로 안쪽부터 착석했다.
티 세레모니 후기(17번째 시즌)
- 이번 티 세레모니는 17번째 시즌으로, 24절기 중에서 한로와 대한 사이, 쉽게 말해 가을의 끝부터 겨울의 끝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 시즌마다 우리나라의 한 지역을 테마로 정하는데 이번엔 전라남도 강진이었다.
- 약속한 시간이 되면 물, 따뜻한 물수건, 넙적한 쟁반 역할을 하는 받침, 17번째 시즌 책갈피, 일회용 손소독제를 앞에 놓아주신다. 한 분이 테이블을 전담하시고 다른 한 분은 뒤에서 다음 코스를 준비하셨다.
- 오므오트에서 직접 제작한 책갈피 디자인에는 겨울 하늘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오리온 별자리, 17번째 절기(한로)를 표현한 이슬 물방울, 황다산정차를 상징하는 해, 황칠나무, 국화꽃, 금목서 등 17번째 시즌 티 세레모니가 담겨있다.
- 티 세레모니에서는 국산차만 취급한다. 차와 다식을 내는 다기들도 국내 작가들이 만드는 공예품들을 사용한다. 다녀본 티룸 중에 이렇게 신토불이 철학이 있는 곳은 처음이었다.
- 시즌별로 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발굴하고 큐레이션하려면 엄청난 지식과 정성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또다른 감동 포인트는 티 세레모니에 어울리도록 배경 음악도 제작했다는 사실이었다. 국악기 연주를 녹음하기도 했고, 티 세레모니가 4코스여서 곡도 4막으로 나누었다는데 놀라운 열정이었다.
첫 번째 코스: 국화차 & 국화 젤리
- 차와 다식을 준비하면서 스토리텔링을 해 주신다. 작은 잔을 두세 번 정도 비우면 다음 코스로 넘어간다. 새로운 차를 맛보기 전에는 식수로 입안을 헹구라고 하셨다.
- 첫 번째 코스는 국화차와 국화 젤리였다. 국화는 전형적인 가을꽃이기도 하고 차로 마시면 진정 및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단다. 솔직히 흔한 차고 국화차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어서 실망했다. 향긋한 향도, 맛도 아는 그것이었다.
- 대신 다기들과 국화 젤리는 정말 신박했다. 알록알록 큐빅이 박힌 잔은 예쁘기도 하고 유리가 뜨거워져도 잔을 잘 잡을 수 있어 실용적이었다. 국화 젤리는 영롱했고 투명 주사위 같았다. 위에는 굵은 소금이 몇 알 얹혀있는데 역시 영롱했다. 젤리는 탱글탱글 푸딩 같은 식감에, 안에 있는 노란 국화들이 어우러진 맛을 냈다. 달지 않아서 좋았다.
두 번째 코스: 무화과 잎차, 황칠나무 잎차 & 고구마 경단
- 두 번째 코스에선 차 두 종(무화과 잎차, 황칠나무 잎차)이 한꺼번에 나왔다. 다식은 고구마 경단이었다. 뒤편에서 두 가지 차를 내린 다음, 검은 잔 두 개에 각각 따라주셨다. 플레이팅은 늦가을 감성. 유리 그릇을 가득 채운 재료들은 가을의 냄새를 풍겼다. 가을 숲을 걸으며 힐링하는 듯 했다.
- 무화과 잎차는 단백질을 분해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한다. 한 모금 마시자 달달한 향이 감돌았다. 코코넛맛이 난다고 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엄청 공감했다. 그런데 무화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무화과 맛이 느껴졌다. 이 날 마신 차 중에 제일 입맛에 맞았다. 네 명 중에 세 명이 똑같은 평을 내렸다.
- 황칠나무 잎차는 내 입에는 흙맛이었다. 같이 간 친구는 이 차를 제일 좋아해서 티 세레모니가 끝나고 사가기까지 했다. 황칠나무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인삼 나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사포닌 성분은 인삼보다 10배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불로초로 여겨져 진시황에게 바쳐지기도 했다고 한다.
- 고구마 경단은 처음에 은행 꼬치인 줄 알았다. 베어물면 쉽게 으깨지고, 달달한 고구마 맛이다.
세 번째 코스: 다산정차 & 유자 양갱
- 세 번째 코스는 다산정차 & 유자 양갱이었다.
- 다산정차는 찻잎 가루를 뜨거운 물에 풀어 만들어주셨다. 직원 분이 우리 앞에서 물레방아와 맷돌을 합친 것처럼 생긴 도구로 잎을 빻으셨다. 처음 보는 기구였는데 차 전용 절구 같았다.
- 엄지 손가락만한 돌하루방 위에 미니미한 국화가 올려져 있는데 완전 깜찍했다. 차 위에 띄워서 마시라고 알려주셨다. 꽃을 집으면 돌하루방의 정수리 위치에 아주 작은 구멍이 보인다. 차에 사뿐히 올리지 않거나 잔을 흔들면 국화가 뒤집어지는데, 한번 전복된 꽃은 물을 머금어서 복구하기 어려웠다.
- 다산정차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 시기에 즐겨마시던 차라고 한다. 미생물 발효차로서 보이차와 유사하지만 우리지 않고 끓여 마시는 점이 다르다고 한다. 진한 녹차처럼 씁쓸했다. 씁쓸한 맛은 찻잎의 떫고 쓴 맛에서 온 거라고 한다.
- 연분홍색 유자 양갱 위에는 식용 금가루가 뿌려져 있고, 속에 씹히는 유자 알갱이가 들어있었다. 유자는 극호, 양갱은 불호인데 둘의 조합이라니 어느 쪽으로 입맛의 저울이 기울어질까 궁금해하면서 맛을 봤다. 양갱은 연양갱보다는 수분이 적었다. 촉촉한 크레파스를 먹으면 이런 식감일 것 같았다. 유자향이 돌고 유자 과육이 씹혔다. 금가루는 별다른 맛이 나지 않았다. 취향은 소나무 같았다. 유자 부분은 좋았고, 양갱의 특징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 번째 코스: 금목서 홍차 & 구운 증편과 단호박 무스
- 네 번째 차는 블렌딩 홍차인 금목서, 다식은 구운 증편과 단호박 무스였다.
- 나무색 잔부터 티코스터, 증편, 단호박 무스가 담긴 자물쇠 콘셉트의 용기까지 모든 소품과 음식이 앙증맞았다. 자물쇠 용기는 스테인리스 같은 재질이고 마트료시카(일명 러시아 인형)처럼 작은 그릇이 뚜껑 역할을 하는 큰 그릇에 쏙 들어간다. 뚜껑이 닫혀 있을 땐 두 그릇 가운데를 관통하는 구멍에 열쇠 모양의 숟가락을 비녀처럼 꽂을 수 있다. 창의적이고 귀여운 디자인이어서 자꾸 만지작거리게 됐다. 구매처를 여쭤보니 지인 찬스로 협찬받으신 거라고 했다.
- 금목서는 만리향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고, 따뜻한 성질과 만나면 시너지를 낸다고 한다. 한국 최초의 차 상표인 백운옥판차 라인으로, 이한영 차 문화원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다. 차를 마셔보니 감자맛 같았다.
- 이 날의 최애 다식은 구운 증편과 단호박 무스였다. 네 번째 코스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미니 오븐에서 빵 굽는 냄새가 나서 무척 군침이 돌았다. 증편은 술떡과 백설기 중간 정도의 식감과 맛이었다. 바로 데워주셔서 따뜻하고 겉이 바삭했다. 단호박 무스는 단호박 샐러드에 들어가는 그 맛에서 마요네즈와 설탕이 빠진, 단호박 자연의 단맛이었다. 증편에 스프레드처럼 발라먹기에 적당한 질감이었다.
마지막 다식: 타락죽
- 마지막 다식인 타락죽도 귀여운 소품들과 함께였다. 숟가락의 한 입은 정말 작았고, 그릇은 보기보다 깊었다.
- 타락죽은 우유죽의 옛날 말이다. 보리 강정들이 죽에 빠져있고, 그 위에는 슈가파우더, 제일 위에는 구운 대추가 있었다. 과거엔 '눈은 보리의 이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눈이 오면 보리 농사가 풍년이라는 속설이 있었다고 한다.
- 타락죽은 다식 중 제일 달았다. 보리 강정은 죠리퐁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생김새와 맛이 죠리퐁과 비슷했다. 하지만 먹다보니 단 맛이 우유에 배어들지 않아서 죠리퐁과 결이 다르다고 느꼈다. 흰 액체는 미지근했고 우유라기엔 조금 걸쭉했다. 죠리퐁을 좋아하지 않아서 타락죽도 취향이 아니었지만 구운 대추는 바삭해서 맛있게 먹었다.
OMOT(오므오트), 별점 요약
티 세레모니 17번째 시즌 | |
정성 |
★★★★★ |
재미 | ★★★★★ |
대체불가성 |
★★★★★ |
주관적 만족도 총점 | ★★★★★ |
재방문 의향 및 이유
있다. 시즌마다 방문해 감동을 맛보고 싶다.
OMOT(오므오트) 티 세레모니,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 차분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
- 가성비 좋은 문화적 체험을 원하는 사람
- 한국 다도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
'식(食) - 미식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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