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키토리묵 한줄평
괜히 미슐랭 빕 구르망이 아니다(★★★★)
방문 시기
2021년 11월
방문 장소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152길 23 지하 1층
영업 시간
일 정기 휴무
월~토 17:00-23:00
Last order 22:15
시식 메뉴(단일) 및 가격*
야키토리 오마카세** (1부/인당 35,000원)
*2023년 2월 기준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야키토리&식사 코스
가게 정보
- 토종닭을 부위별로 맛볼 수 있는 야키토리* 전문점을 표방하고 있다. 매일 손질한 토종닭을 비장탄에 구워 즉시 손님에게 제공하는데, 진한 숯향이 아닌 은은한 그릴향이 꼬치에 배어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 1부(17:00)와 2부(19:00)로 나누어 야키토리 오마카세만을, 21:00에는 간단한 안주 코스인 야키토리 안주 오마카세만을 제공한다. 단, 단품은 추가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
- 예약제로 운영한다. 카운터석은 캐치테이블로만, 테이블석은 전화(0507-1446-3433)로도 예약 가능하다.
- 1인 1주류(팀당 1병 또는 인당 페어링) 주문이 요구된다.
- 앞서 2019년에 개업한 야키토리묵 연남점은 2023년 미슐랭 빕 구르망 가이드**에 등재되었다.
*조리 후 타레(꼬치용 간장)나 소금으로 양념하는 일본식 닭꼬치
**합리적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선정한 목록
야키토리묵 둘러보기
- 혼잡한 유흥가에서 다소 지저분해 보이는 건물 지하로 내려가면, 야키토리묵 간판이 나타난다. 스테인드 글라스 때문에 바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 주차는 지원하지 않으므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 가오픈 기간이던 평일 저녁, 오마카세를 1부로 예약하고 2인이 방문하였다. 실내는 깨끗하고 현대적인 느낌이었다.
- 가장 먼저 도착했는데, 제일 안쪽 카운터석으로 안내받았다. 우리가 앉았던 카운터석은 꼬치 굽는 광경을 구경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하지만 BGM을 틀어놓은 스피커가 가까이 있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때 방해가 되었다.
- 페어링 와인을 추천받아 주문하였다. 1인 1주류 규칙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전략이 필요하다. 가령, 술 마시는 사람을 데리고 가서 최소한 인원 수 만큼의 잔을 마시게 해야 한다.
시식 후기
원래 잘 못 먹는 냄새 나는 부위를 제외하곤 대체로 맛있게 먹었다. 닭고기를 부위별로 이렇게나 다양하게 먹어본 건 처음이었는데, 오마카세 코스만 먹어도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일반 닭의 성장 기간은 40일, 토종닭은 80일인데, 야키토리묵은 20호 토종닭을 사용해서 각 부위의 볼륨감이 크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다른 건 몰라도 각 부위의 볼륨감은 정말 두드러졌다.
- 그릇 및 식기와 함께 1인 1 와사비 & 겨자무(홀스래디쉬)가 세팅되어 있었다.
- 오마카세가 시작되자 양념으로는 시치미와 소금, 피클로는 양배추 절임이 나왔다. 양배추는 아삭아삭 신선했고, 소스는 새콤달콤해서 꼬치구이의 기름진 맛을 잘 잡아줬다.
- 애피타이저 마끼는 인당 한 알씩이었다. 작아서 한 입에 쏙 들어갔다. 연근 감자칩에는 구운 은행도 같이 나온다. 야채들이 얇아서 바삭거렸고, 아는 맛이었다. 탱글탱글 꼬치랑 같이 먹으면 식감이 다채로워져서 좋았다.
- 본격적인 꼬치들은 인당 하나씩 한 접시에 담겨 나왔다.
- 일본의 깻잎으로 알려져있는 시소는 우리말로는 차조기라고 불린다. 둘은 생김새가 유사하지만 고유한 향이 다르다. 시소를 싫어하는 사람은 화장품향 같다고 느낄 수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은 시소가 안심 부위의 기름짐과 퍽퍽함을 잡아주는 조화로운 맛이라고 생각할 듯 하다.
- 우메보시는 단 맛이 강한 매실 장아찌 같은데, 역시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한다. 내 입맛에는 안심 시소말이와 아주 잘 어울렸다.
- 은은한 훈연향을 내기 위해서 짚을 많이 쓰고 연기로만 구워서 빵 같은 색감과 맛을 낸 꼬치라고 한다.
- 먹어 본 닭가슴살 구이 중에서 가장 부드럽고 탱글탱글했다. 불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기가 불에 그을린 냄새까지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명란 마요는 짭짤하고 미세하게 알이 씹혔다. 시치미가 뿌려져 있어서 아주 살짝 매콤하기도 했다. 가슴살을 찍어먹기에 적당했다.
- 야키토리묵의 베스트셀러이자 강력 추천 메뉴. 육즙이 살아있게끔 껍질 부분을 최대한 바삭하게 굽는다고 한다.
- 하지만 과하게 탔다. 탄 부분을 제거해도 충분한 크기였고, 육즙이 살아 있긴 해서 봐줬다. 대파는 달달해서 맛있었다.
우리가 아는 구운 방울토마토 맛이다. 열을 가한 과일을 안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고기와 고기 사이의 입가심으로 적절했다. 식혀서 먹지 않으면 뜨거운 과즙에 입안을 데일 수 있다.
닭튀김은 가라아게랑 비슷한 식감이었다. 소스는 간장, 식초, 유자가 뒤섞인 짭짤 & 달달상큼한 맛이었다. 탕수육이나 유린기를 좋아하는 입맛이라면 맛있어할 것 같다.
- 닭날개는 껍질에서 윤기가 났다. 전체 부위 중에 가장 기름지고 반질반질했다. 끄트머리를 빼면, 중간에 뼈가 없어서 편하게 먹었다.
- 조금이라도 느끼한 요소가 있는 꼬치에는 양념이나 피클을 제공해 주었다. 곁들임 무는 설탕에 절어있지 않아서 좋았다. 가볍고 신선한 맛이어서 물리지 않고 닭날개를 끝낼 수 있었다.
닭 육수에는 기름이 동동 떠 있었다. 온도는 미지근했다. 약간 짠 닭 백숙 국물 맛이었다.
- 전체 부위 중 제일 쫄깃쫄깃했다. 겉면엔 바삭한 껌질이 있고, 안쪽은 촉촉해서 맛있었다.
- 닭 한 마리에 한 꼬치밖에 안 나오는 희소한 부위이며, 조리 시에는 육즙 손실을 줄이기 위해 엉덩이쪽 껍질로 360도를 감싸서 꼬치를 꽂는다고 한다.
- 이 무렵부터 배가 불러서 그만 먹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바게트 위에 스프레드처럼 발린 닭간과 파슬리, 블루베리 콤포트, 핑크 페퍼가 올라가 있다. 처음 경험하는 식재료들의 조합이어서 흥미로웠다. 향과 맛이 강한 재료들로 간에서 나는 냄새를 덮으려고 한 것 같은데, 원체 내장 특유의 향을 못 견뎌하고 파슬리를 좋아하지 않는 터라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순대 간이나 푸아그라가 취향인 사람에게는 별미일 수 있겠다.
- 또 있어? 언제까지 나와?라고 할 정도로 이미 배가 많이 찼는데, 오마카세가 계속 되었다. 그런데 빵 다음에 떡이라니,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 떡은 겉이 바싹하게 잘 구워졌고 쫄깃쫄깃했다. 위의 야채는 시소, 소스는 타레(꼬치용 간장)였다. 접시 옆 공간에다가는 찍어먹을 수 있는 마요네즈도 주었다. 시소의 향긋함, 타레 소스의 단짠 맛에 마요네즈의 느끼함을 발라먹는 떡 구이는 배부른데도 탄수화물을 당기게 하는 매력적인 맛이었다.
아무리 소스로 혀를 교란시키려고 해도 염통 특유의 냄새는 숨길 수 없었다.
- 빵, 떡, 다음은 밥과 국(!)이었다. 정말이지 너무 배가 불렀다.
- 오니기리는 일본식 주먹밥이다. 숯불에 구운 오니기리는 겉면이 바삭했고 소스가 묻어 있어 달달짭짤했다.
- 돈지루는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일본식 된장국이다. 야키토리묵은 닭을 대신 사용했으니까 계지루라고 불러야 하나? 야채가 꽤 들어있고, 기름져 보이는 것에 비해 느끼한 맛은 아니었지만 앞에서 나온 닭 육수와 겹치는 느낌이라 아쉬웠다.
지금 보니까 시소를 다양하게 많이 활용한 오마카세였다. 시소 소르베는 바질 레몬 소르베랑 비슷한 느낌으로 상큼달달했다. 다만 차가운 식품이어서 열심히 섭취한 기름 덩어리들이 뱃속에서 응고될까봐 좀 찜찜했다.
야키토리묵, 별점 요약
야키토리 오마카세 1부 | |
맛 |
★★★★ |
가성비 |
★★★★☆ |
대체불가성 | ★★★☆ |
주관적 만족도 총점 | ★★★★ |
재방문 의향 및 이유
있다. 라인업이 전체적으로 바뀌면 또 먹어보고 싶다.
야키토리묵,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 닭고기를 배 터지게 먹고 싶은 사람
- 이자카야에서 데이트하고 싶은 사람
- 닭꼬치 오마카세를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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