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우공양 한줄평
조계종 직영 사찰음식 코스 전문점(★★★)
방문 시기
2023년 7월
방문 장소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56
영업 시간
일 정기 휴무
월~토 11:30-21:30
브레이크 타임 15:00-18:00
시식 메뉴 및 가격
선식 - 점심 한정 메뉴 (30,000원/1인)
식당 정보 및 예약 방법
-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유일하게 직접 운영하고 있는 사찰음식 전문 레스토랑이다: 홈페이지
- 사찰에서 면면히 전승되고 있는 전통적인 조리법으로 만들어진 사찰음식의 원형을 간직한 음식들을 제공한다.
- 계절마다 제철 음식으로 메뉴가 바뀐다: 네이버 예약
발우공양 둘러보기
이렇게 생긴 건물 입구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려야 한다.
식당에 도착해서 예약자명을 이야기하면 방으로 안내해 주신다. 각 방에는 산 이름이 붙어있다.
- 우리는 인당 3만원짜리 점심 한정 메뉴인 선식을 시켰다. 불교에서는 음식을 먹는 일도 진리를 깨닫는 과정으로 보고 이를 5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그 중 선(禪)은 선정의 기쁨을 의미한다고 한다.
2023년 여름 한정 메뉴 라인업 (6월 1일~)
- 술적심(식사 전 마른 입 안을 적시고 식욕을 돋우며, 위에서 음식을 받을 준비를 하도록 도와주는 우리나라 전통 식사법): 오미자청과 방울토마토
- 죽상(하루의 시작을 죽과 함께 시작하는 사찰음식의 특징을 반영): 감자죽 & 오이무짠지
- 상미(嘗味)(불교의 10가지 맛 중 "다양한 맛과 향을 보다"라는 뜻): 가지구이, 도토리묵과 여름 채소, 고수감자채무침
- 담미(噉味)(불교의 10가지 맛 중 "씹어서 느껴지는 음식의 식감에서 오는 맛을 보다"라는 뜻): 모듬버섯강정
- 유미(愈味)(불교의 10가지 맛 중 "하루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낫게 하는 맛"이라는 뜻): 보리밥, 계절국, 나물 2종, 사찰김치 2종, 빡빡이장
- 입가심: 배초향차, 증편
시식 후기
가장 간소한 점심 코스를 시켜서 메뉴가 몇 개 되지 않는데, 음식에 사용된 재료들이 많이 겹쳐서 몹시 아쉽다. 전반적으로 맛이 2% 부족한 느낌이다. 이는 단순히 간이 삼삼하기 때문은 아니고, 요리의 완결성 문제라고 생각한다.
- 오미자청과 방울토마토: 껍질을 벗긴 방울 토마토가 오미자청을 푼 묽은 물에 들어있어서 달달하다. 산뜻한 전채 요리로,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었다.
- 감자죽: 미음 같은 쌀죽 맛이다. 들기름향이 솔솔 풍긴다. 아삭아삭한 감자 조각들과 완두콩이 씹힌다.
- 오이무짠지: 오이는 피클 맛이다. 국물은 설탕 대신 소금에 절여진 짠 물맛이다.
앞의 코스를 먹고 있노라면 직원 분이 알아서 다음 요리를 갖다 주신다. 음식마다 개별 그릇에 담겨 나오고, 덜어먹을 수 있는 식기가 제공된다.
가지구이: 가지는 나물과 튀김만 먹어보았지 구운 버전은 처음이다. 가지치고 담백하다. 가지는 튀김이 제일 맛난 것 같다.
도토리묵과 여름 채소: 묵이 탱글탱글하지 않고 힘이 없다. 채소들은 신선하다. 오이무짠지와 재료 겹치기로 오이를 또 내놓은 점은 많이 아쉽다.
고수감자채무침: 감자죽에서 먹은 감자를 여기서 또 만난다. 재료 돌려막기 탓에 식단이 지루하게 느껴진다. 감자 자체는 아삭거리고 신선하다. 다만 고수와 함께 버무려져서 감자가 고수향을 잔뜩 머금고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모듬버섯강정: 버섯이 쫄깃쫄깃하다. 양념은 살짝 매콤하다. 튀김옷이 더 바삭하면 좋을 것 같지만, 그나마 전체 구성 중에서 요 아이가 제일 특색있고 맛이 괜찮다.
- 보리밥: 적당한 익기로 잘 지어졌다. 밥알이 톡톡 터지는 식감이다.
- 계절국: 감칠맛이 빠진 된장국이다. 된장국 육수가 맹물 같다. 만일 이게 해산물인 멸치를 피한 결과라면, 야채로 육수를 내거나 쌀뜨물을 맹물 대신 사용하는 게 낫지 않을까?
- 나물 2종(비름나물 & 꽈리고추): 비름나물은 특유의 향이 난다. 된장 양념이 되어있어 짭짤하다. 꽈리고추는 맵다. 겉은 매실에 절인 것 같은 달달한 맛이다.
- 사찰김치 2종(배추김치 & 오이소박이): 배추김치는 엄청 신데, 맛있게 농익어가는 느낌이 전혀 아니다. 그냥 시큼하다. 양념은 물에 헹군 듯한 밍밍한 맛이다. 오이소박이도 양념 국물의 농도가 묽다. 오이가 물렁물렁해서 신선한 인상을 받지 못했다.
- 무말랭이: 꼬들꼬들하다. 깨를 갈아서 낸 기름 맛이 느껴진다. 양념은 짜다.
- 빡빡이장: 두부와 된장을 비벼놓은 장이다. 짜다.
- 증편: 팥소가 들어있는 흔한 술떡이다. 그런데 만드는 과정에서 위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는지 떡에 머리카락이 단단히 박혀있었다.
- 배초향차: 방아잎을 말려서 끓인 차라고 한다. 독일에서 마시던 감기차(Erkältungstee)가 떠오르는 맛이다. 국내에서 흔한 재료에 비유하자면, 달달한 민트차와 비슷하다.
발우공양, 별점 요약
선식/2023년 여름 | |
메뉴 구성 | ★★☆ |
음식의 맛 | ★★★ |
대체불가성 |
★★★☆ |
주관적 만족도 총점 | ★★★ |
재방문 의향 및 이유
없다. 사찰음식 코스를 한 번 체험한 데 의의가 있다.
발우공양,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 비건/채식주의자
- 사찰음식 코스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
- 한국의 불교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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